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 — 2015므654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가 먼저 이혼을 청구하는 사건이 있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 같지만, 실제 판단은 혼인이 이미 끝났는지와 누구의 책임인지 사이에서 갈립니다.
유책주의와 파탄주의
| 입장 | 내용 |
|---|---|
| 유책주의 | 파탄에 책임 있는 배우자의 이혼청구는 원칙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
| 파탄주의 | 혼인이 실질적으로 끝났다면 책임을 따지지 않고 해소한다 |
우리 판례는 오랫동안 유책주의를 기본으로 삼아 왔습니다. 책임 있는 쪽의 청구를 허용하면 상대방이 원치 않는 이혼을 강요당하게 되고, 특히 경제적으로 취약한 배우자와 자녀의 보호에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였습니다.
2015므654 전원합의체가 확인한 것
대법원은 2015. 9. 15. 선고 2015므654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결론적으로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는 종전의 입장이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판결은 예외가 인정될 수 있는 경우를 함께 정리했습니다. 그래서 이 판결 이후 실무의 초점은 “허용되는가”에서 “예외에 해당하는가”로 옮겨졌습니다.
예외가 논의되는 경우
대체로 아래와 같은 사정이 있을 때 예외가 검토됩니다.
- 상대방도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 이혼에 응할 뜻이 있으면서 조건 때문에 거부하는 것에 가까운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유책배우자가 상대방과 자녀에 대한 보호와 배려를 충분히한 경우 — 재산 이전, 양육비의 성실한 지급 등이 자료가 됩니다.
- 세월이 흘러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무의미해진 경우 — 별거가 매우 장기간 이어져 혼인의 실체가 남아 있지 않은 경우입니다.
- 상대방의 거부가 오기나 보복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경우.
이 사정들은 개별적으로가 아니라 함께 고려됩니다. 하나에 해당한다고 곧바로 인용되지 않습니다.
“주된 책임”은 어떻게 가려지나
실무에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유책 여부는 흑백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 양쪽에 모두 잘못이 있는 사건이 오히려 많습니다.
- 이때는 어느 쪽의 책임이 더 무거운지를 비교하게 됩니다.
- 책임의 정도가 비슷하다면 유책배우자의 청구라는 이유로 배척하기 어려워집니다.
- 부정행위가 파탄의 원인인지 결과인지도 쟁점이 됩니다. 이미 관계가 끝난 뒤의 행위라면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양쪽이 준비할 것
| 청구하는 쪽 | 다투는 쪽 |
|---|---|
| 혼인이 회복 불가능한 상태라는 자료 | 혼인 계속 의사가 진심이라는 자료 |
| 상대방도 이혼 의사가 있었음을 보이는 기록 | 회복을 위해 노력해 온 기록 |
| 보호·배려를 다했다는 자료(재산 이전·양육비) | 이혼 시 겪게 될 구체적 곤란 |
| 파탄 시점이 부정행위보다 앞선다는 사정 | 부정행위가 파탄의 원인이라는 경위 |
파탄 시점의 판단 구조는 파탄 후 제3자의 책임에서도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제가 먼저 집을 나왔으면 유책배우자인가요?
나온 사실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나가야 했던 사정이 있었는지,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사정이 있었다면 책임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이혼은 해 주겠다면서 조건만 다툽니다.
혼인을 계속할 의사가 없음이 드러나는 사정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그런 취지의 대화나 문서가 남아 있으면 정리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별거 20년이면 인정되나요?
기간만으로 정해지지 않지만, 매우 장기간의 별거는 책임의 경중을 따지는 의미가 줄어든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그 기간 동안의 관계와 부양 이행 여부도 함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