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탄 후 제3자의 책임 — 2011므2997 전원합의체
배우자의 부정행위에 가담한 제3자에게 위자료를 청구하는 사건에서 상대방이 가장 자주 내놓는 주장은 하나입니다. “만났을 때 이미 끝난 관계였다.” 이 주장이 통하는 근거가 실제로 있습니다.
제3자에게 책임을 묻는 근거
부부는 서로 정조를 지킬 의무를 부담합니다. 제3자가 이를 알면서 부정행위에 가담해 혼인의 공동생활을 침해했다면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고, 그에 따른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성립하려면 대체로 다음이 필요합니다.
- 부정한 행위가 있었을 것
- 제3자가 혼인 관계에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것
- 그 행위 당시 혼인관계가 파탄되지 않았을 것
2011므2997 전원합의체가 그은 선
대법원은 2014. 11. 20. 선고 2011므299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혼인관계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되어 실질적으로 부부공동생활이 유지된다고 볼 수 없는 상태라면 제3자가 그 배우자와 성적 행위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보호되는 것은 혼인이라는 형식이 아니라 부부공동생활이라는 실질이라는 것입니다. 혼인신고가 남아 있어도 실질이 사라진 뒤라면 침해될 대상 자체가 없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 유형의 사건은 부정행위의 입증만큼이나 시점의 다툼이 됩니다.
파탄은 무엇으로 판단하나
파탄 여부는 한 가지 사정으로 정해지지 않고 아래를 종합해 봅니다.
| 확인 대상 | 내용 |
|---|---|
| 거주 | 함께 살고 있었는지, 별거였다면 언제부터인지 |
| 경제 | 생활비를 함께 쓰고 있었는지, 계좌·카드를 공유했는지 |
| 교류 | 대화·연락이 유지되었는지 |
| 가족 관계 | 양가 행사, 자녀와 관련한 공동 활동이 있었는지 |
| 회복 노력 | 상담·대화 등 관계를 되돌리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
| 절차 | 이혼 소송이나 협의가 이미 진행 중이었는지 |
별거와 파탄은 같지 않다
흔한 오해가 “별거 중이면 파탄”이라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 직장이나 학업 때문에 떨어져 지내는 것은 파탄과 무관합니다.
- 갈등으로 떨어져 지내면서도 연락과 경제적 지원이 이어졌다면 파탄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 반대로 같은 집에 살면서도 실질적인 부부 생활이 없었다면 파탄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습니다.
즉 물리적 거리보다 관계의 실질이 기준입니다.
실무에서 다투어지는 지점
청구하는 쪽은 “그때는 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를, 상대방은 “이미 끝나 있었다”를 보이려 합니다. 그래서 아래 자료가 실제로 결론을 가릅니다.
- 해당 시기의 부부 사이 대화 기록 — 일상적인 연락이 오갔는지
- 생활비 이체 내역 — 경제적 공동생활의 흔적
- 함께 찍은 사진·일정 — 가족 행사, 여행
- 같은 주소에 거주한 기간을 보여주는 자료
- 상대방이 배우자에게 기혼 사실을 어떻게 들었는지 드러나는 대화
부정행위 자체의 증거만 모으고 이 부분을 준비하지 않으면 입증에 성공하고도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재산 쪽 쟁점은 재산분할 — 기여도와 분할 대상에서 다룹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혼 소송 중에 만난 사람에게는 청구할 수 없나요?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정은 파탄을 뒷받침하는 유력한 자료가 됩니다. 다만 소 제기 시점과 실제 관계의 실질을 함께 보므로, 일률적으로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상대가 기혼인 줄 몰랐다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알았거나 알 수 있었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관계의 경위, 주고받은 메시지, 만남의 방식 등을 통해 판단되며,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곧바로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배우자에게는 청구하면서 상간자에게는 안 할 수도 있나요?
가능합니다. 두 청구는 별개이므로 어느 한쪽만 상대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같은 손해에 대해 함께 책임지는 관계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아, 전체 배상액이 단순히 두 배가 되는 구조는 아닙니다.